에코-문화 브릿지
글 수 21
현지인에게 도움 주는 착한 여행
◆공정여행이 뭐야?
지난 여름 네팔 공정여행에 나선 대학생 박기덕 씨와 주부 황혜정 씨.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낯선 여행지를 걷고 뛰는 일은 다반사. 먼 거리를 움직일 때는 현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보니 재미난 추억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길거리에서 버스가 멈춰 서 함께 발길이 묶인(?) 네팔 현지인들과 도로 한복판에 둘러 앉아 수다를 떨기도 하고,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함께 부대끼며 생활하다 보니 새로운 친구를 얻기도 한다.
지난 8월5일부터 EBS에서 3주간 방영된 <리얼실험 프로젝트 X>의 착한여행 도전기. 두사람은 공정여행 10가지 수칙을 지키며 공정무역 상품을 발굴해 오라는 미션을 받은 실험 참가자들인 셈이다.
“공정여행이라고 해서 너무 어려운 건 아닌 거 같아요. 물론 번거롭긴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해결되는 문제들이고. 돈을 쓸 데는 쓰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까 ‘아, 이런 게 진짜 여행이구나’ 싶은데요.”
프로그램 말미에 유난히 환한 표정으로 여행 소감을 밝히는 이들을 보자니 슬며시 “공정여행이 뭐길래?”하는 호기심이 고개를 든다.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관계다. 좋은 여행은 나를 바꾸고, 공정한 여행은 세상을 바꾼다.”
국내 대표적인 공정여행 카페(cafe.naver.com/fairtravel)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글귀. 공정여행에 대한 의미를 간단하게 풀어놓은 것이다
공정여행 가이드북 <희망을 여행하라>의 저자인 이매진 피스의 이혜영 씨는 “쉽게 말해 그저 즐기기 위한 여행이 아닌, 직접 체험하는 여행으로의 변화”를 말한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고급 여행은 호화 호텔에 머물며 숙박비는 물론 식비, 관광비로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하지만 정작 그 돈은 현지인들의 주머니에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관광객인 우리가 여행을 하는 동안 현지에 거주하는 그들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지만 정작 그들의 일상생활엔 아무런 이익도 주지 못하는 것이다.
공정여행은 바로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이왕 돈을 쓸 거라면 현지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여행을 하자는 것이다. 이 씨는 “공정무역이라는 개념을 여행산업에 그대로 적용한 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며 “현재 관광 수익의 70% 정도는 호텔 등을 소유한 다국적 기업의 자본으로 넘어간다”고 꼬집는다.
이씨는 “공정여행이라는 게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현지인들의 생활과 자연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면 충분하다”며 “환경을 생각해서 탄소를 줄이고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관광가이드의 인권을 존중해 주는 것도 공정여행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공정여행, 어디서 어떻게 갈까?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정여행을 판매하는 곳 역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정여행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판매를 시작한 국제민주연대(khis.or.kr). 지난 8월에도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을 체험하는 공정여행 상품을 내놓아, 25명 목표 인원을 훨씬 넘어선 38명이 여행을 다녀왔다. 내몽골과 티베트 여행도 벌써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자센터가 만든 여행협동조합 맵(map.haja.net)은 지리산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남는 방에 민박하며 지리산 길을 느긋하게 걸으며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 홈스테이' 상품을 판매 중이다.
또 아시안브릿지(asianbridge.asia)가 운영하는 공정여행전문 여행사 착한여행사는 탤런트 박철민과 함께하는 '착한 여행 메콩강 시리즈'를 통해 소수민족 수공예품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150만원대에 가까운 꽤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여행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06년 공정여행을 위한 여행자 네트워크인 이매진 피스(Imaginepeace.or.kr)나 공정여행 전문여행사 플래닛워커스(planetwalkers.co.kr), 리스폰서블 트래블닷컴(responsibletravel.com) 등을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씨는 “아직까지 실제 관광 상품화하기에는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최근 들어 기존 여행사들 또한 공정여행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는 추세”라며 “다양한 사회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공정여행 상품 개발과 대중화에 나서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공정여행이 새로운 대안 여행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머니위크]공정여행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 2009/09/12 10:31 | 조회 1144
Travel. 여행을 의미하는 이 단어의 어원은 고생이나 노동, 고통을 의미하는 travail이라고 한다. 18세기까지만 하더라도 아무리 부유한 귀족이라 해도 춥고 씻을 곳조차 없는 바깥에서 하루를 보내야 하는 여행은 고행길이 아닐 수 없었다.
Tourist. 19세기 무렵 고생이 아닌 즐기기 위해 여행을 하는 사람의 출현은 여행의 의미 또한 변화시켰다. 견문을 넓히기 위해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들을 시작으로 여행은 일종의 특권이자 산업이 되었다.
21세기가 된 지금은 어떨까. 여행이라는 단어가 모처럼 만의 휴식, 혹은 낯선 세계로의 관광을 뜻하게 돼버린 요즘. 단순히 보고 소비하는 여행에서 벗어나 현지인들의 생활을 직접 체험하고 느낄 수 있는 새로운 여행문화를 만들어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름해서 공정여행이다.
![]() |
◆공정여행이 뭐야?
지난 여름 네팔 공정여행에 나선 대학생 박기덕 씨와 주부 황혜정 씨.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낯선 여행지를 걷고 뛰는 일은 다반사. 먼 거리를 움직일 때는 현지의 교통수단을 이용하다 보니 재미난 추억이 한두가지가 아니다. 길거리에서 버스가 멈춰 서 함께 발길이 묶인(?) 네팔 현지인들과 도로 한복판에 둘러 앉아 수다를 떨기도 하고, 마을 주민들이 운영하는 민박집에서 함께 부대끼며 생활하다 보니 새로운 친구를 얻기도 한다.
지난 8월5일부터 EBS에서 3주간 방영된 <리얼실험 프로젝트 X>의 착한여행 도전기. 두사람은 공정여행 10가지 수칙을 지키며 공정무역 상품을 발굴해 오라는 미션을 받은 실험 참가자들인 셈이다.
“공정여행이라고 해서 너무 어려운 건 아닌 거 같아요. 물론 번거롭긴 하지만 조금만 신경 쓰면 해결되는 문제들이고. 돈을 쓸 데는 쓰고 자연스럽게 어울리다 보니까 ‘아, 이런 게 진짜 여행이구나’ 싶은데요.”
프로그램 말미에 유난히 환한 표정으로 여행 소감을 밝히는 이들을 보자니 슬며시 “공정여행이 뭐길래?”하는 호기심이 고개를 든다.
“여행은 소비가 아니라 관계다. 좋은 여행은 나를 바꾸고, 공정한 여행은 세상을 바꾼다.”
국내 대표적인 공정여행 카페(cafe.naver.com/fairtravel)에 접속하면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글귀. 공정여행에 대한 의미를 간단하게 풀어놓은 것이다
공정여행 가이드북 <희망을 여행하라>의 저자인 이매진 피스의 이혜영 씨는 “쉽게 말해 그저 즐기기 위한 여행이 아닌, 직접 체험하는 여행으로의 변화”를 말한다고 설명한다.
일반적인 고급 여행은 호화 호텔에 머물며 숙박비는 물론 식비, 관광비로 많은 비용을 지출한다. 하지만 정작 그 돈은 현지인들의 주머니에 전혀 들어가지 않는다. 관광객인 우리가 여행을 하는 동안 현지에 거주하는 그들보다 더 많은 쓰레기를 만들고, 더 많은 자원을 소비하지만 정작 그들의 일상생활엔 아무런 이익도 주지 못하는 것이다.
공정여행은 바로 이런 문제를 극복하려는 것이다. 여행을 통해 이왕 돈을 쓸 거라면 현지인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여행을 하자는 것이다. 이 씨는 “공정무역이라는 개념을 여행산업에 그대로 적용한 거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쉽다”며 “현재 관광 수익의 70% 정도는 호텔 등을 소유한 다국적 기업의 자본으로 넘어간다”고 꼬집는다.
이씨는 “공정여행이라는 게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게 아니라 현지인들의 생활과 자연에 보다 가깝게 다가갈 수 있으면 충분하다”며 “환경을 생각해서 탄소를 줄이고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관광가이드의 인권을 존중해 주는 것도 공정여행의 한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 공정여행 10계명 1.환경을 파괴하지 않는 여행-1회용품 쓰지 않기, 물 낭비하지 않기. 2.동식물을 돌보는 여행-동물을 학대하는 투어에 참여하지 않기, 멸종 위기 동식물로 만든 물건 사지 않기. 3.성매매를 하지 않는 여행 4.지역에 도움이 되는 여행 5.윤리적으로 소비하는 여행-공정무역 제품 이용하기, 지나치게 깎지 않기. 6.관계 맺는 여행-현지의 인사말 배우기. 7.여행하는 곳의 사람과 문화를 존중하는 여행 8.고마움을 표현하는 여행 9.기부하는 여행-여행 경비의 1%는 현지 단체에 기부. 10.행동하는 여행 발췌=네이버 공정무역카페 |
◆공정여행, 어디서 어떻게 갈까?
공정여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공정여행을 판매하는 곳 역시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지난 2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공정여행 패키지 상품을 만들어 판매를 시작한 국제민주연대(khis.or.kr). 지난 8월에도 중국 윈난성 소수민족을 체험하는 공정여행 상품을 내놓아, 25명 목표 인원을 훨씬 넘어선 38명이 여행을 다녀왔다. 내몽골과 티베트 여행도 벌써부터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자센터가 만든 여행협동조합 맵(map.haja.net)은 지리산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남는 방에 민박하며 지리산 길을 느긋하게 걸으며 명상을 즐길 수 있는 '지리산 홈스테이' 상품을 판매 중이다.
또 아시안브릿지(asianbridge.asia)가 운영하는 공정여행전문 여행사 착한여행사는 탤런트 박철민과 함께하는 '착한 여행 메콩강 시리즈'를 통해 소수민족 수공예품 만들기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이 프로그램은 150만원대에 가까운 꽤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가족 단위 여행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지난 2006년 공정여행을 위한 여행자 네트워크인 이매진 피스(Imaginepeace.or.kr)나 공정여행 전문여행사 플래닛워커스(planetwalkers.co.kr), 리스폰서블 트래블닷컴(responsibletravel.com) 등을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씨는 “아직까지 실제 관광 상품화하기에는 갈 길이 멀긴 하지만 최근 들어 기존 여행사들 또한 공정여행에 관심을 많이 보이고 있는 추세”라며 “다양한 사회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공정여행 상품 개발과 대중화에 나서주고 있는 만큼 앞으로 공정여행이 새로운 대안 여행 문화로 자리 잡길 바란다”고 말했다.








